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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Journal of Arrhythmia 2010;11(2): 28-30.
MAIN TOPIC REVIEWS
스트레스와 심장질환,
그리고 부정맥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남 기 병  



서론

  스트레스는 내, 외부적인 자극에 대한 방어, 조절, 적응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내적 반응으로 정의되며,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고 같은 자극에 대한 개개인의 반응 형태가 달라서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이러한 스트레스가 건강, 특히 심장의 부정맥, 관동맥질환의 발생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고, 본 장에서는 이러한 스트레스가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 반응으로 연결되는가?

   심리적 혹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질환, 특히 심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하지만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장질환 발작을 유발하였다는 자료가 많이 보고되어 있다. 1990년 이라크전쟁 당시 인근 병원에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심근경색의 발생률과 전쟁 중 포격횟수가 정확히 일치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 전 해의 같은 달, 같은 날에 비하여 폭격이 시작된 시점부터 약 일주일간 심근경색의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였음이 알려졌는데, 이는 포격으로 인한 소음, 공포와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근경색을 촉발하였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결과이다. 또 다른 사례로 1994년 LA 부근에서 큰 지진 발생 후, 사망자의 사인에 대한 분석이다. 지진 후 나타나는 외상에 의한 사망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나, 이보다 더 많은 숫자의 사람이 동일한 시간에 심장마비로 추정되는 돌연사를 하였음이 알려져 있다. 지진 발생 당일 사망자 수가 전 해 동일 기간에 비하여 유난히 많았으며, 사망한 환자들은 대부분 지진이 일어났던 새벽 4시부터 1~5시간 내에 사망하였고, 사망할 당시 신체활동이 없었던 점, 증상이 흉통이었던 점 등은 급성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돌연사를 강력하게 시사하고있다. 이 외에도 부정맥으로 제세동기를 삽입한 환자들의 부정맥 발생률 통계로부터, 911 사태 직후 심장부정맥의 발생이 두드러지게 증가하였다는 내용이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보고들을 통하여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장부정맥, 심장 돌연사를 촉발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천재지변, 전쟁 등과 같은 사건에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어떤 반응을 거쳐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급격히 심해지면 우리 몸은 생리학적으로 긴장 상태에 돌입한다. 이는 급박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하여 필요한 생리 반응으로 일명 flight or fight response라고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내분비계 자극과 교감신경계 반응을 통하여 나타난다. 교감신경 활성도가 증가하고 뇌하수체를 통한 HPA (hypothalamus-pituitaryadrenal)축 호르몬 분비가 증가되면 심근수축력이 증가하고 맥박수가 증가하며, 혈관이 수축하여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내피의 기능 변화, 혈소판 응집의 증가, 발한 등 다양한 생리적 변화가 나타나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신체 상태가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들은 일정 상태까지는 생리적인 변화로서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정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변화가 나타나면 내피세포의 기능부전, 심근허혈, 부정맥 발생 등과 같은 이롭지 못한 결과로 이어지게 되며, 특히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면 불안정협심증, 심근경색 등을 초래하고, 급기야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심장근육이 수축할 때 세포 내의 칼슘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심근경색, 심근증 등과 같은 심장질환을 앓고있는 환자는 심장 세포 내의 칼슘저장고(sarcoplasmic reticulum)에서 칼슘 유입과 유출의 장애가 나타나고, 이러한 칼슘의 비정상적 흐름으로 세포 내 칼슘이 축적되는데, 이러한 잉여 칼슘을 세포 밖으로 유출하기 위하여 다른 이온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세포막 이온 전류가 불안정하게 되어 부정맥이 잘 발생하게 되며, 이 때 치명적인 심부정맥으로 사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베타차단제 투여는 스트레스/교감신경의 활성화로 인한 심장돌연사를 줄일 수 있는가?

   여러 임상연구에서 심장질환 환자가 베타차단제를 쓰면 급사를 줄일 수 있고, 전체 사망률도 줄어든다는 연구들이 보고되어 있고, 심실빈맥이 되풀이되어 재발하는 환자에서 베타차단제 혹은 교감신경절을 차단하여 교감신경 활성을 줄이는 것이 어떠한 항부정맥제보다도 심실빈맥의 발생을 현저하게 줄인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심실부정맥으로 제세 동기를 삽입하고 있는 환자들에서 부정맥의 주간 발생 빈도를 살펴보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심해질 것으로 추정되는 매주 월요일에 부정맥의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하는데, 이러한 분포는 베타차단제를 투여함으로써 부정맥의 월요일 집중 현상이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스트레스가 심장 기능이 정상적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허혈성 심질환, 심장판막질환, 심근증 등이없고, 심장의 수축력이 잘 유지되어 있는 건강한 심장에서는 부정맥이 발생하여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유전성 부정맥질환에서는 심장의 구조상 이상 소견이 없어도 이온전류의 흐름에 미묘한 장애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자율신경의 흥분과 관련하여 심장내 전기 흐름에 지대한 변화가 초래되어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QT연장 증후군 환자는 청각자극, 운동, 감정적 흥분 등의 감정 변화가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이어지고, 교감신경의 흥분이 심장내 특정 이온전류를 증가시켜 torsades de pointes와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카테콜라민성 다형심실빈맥(catecholaminergic polymorphic ventricular tachycardia)은 유전적으로 ryanodine 수용체의 선천적인 이상으로 인하여 교감신경 흥분과 관련된 세포내 칼슘 이온의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서 운동 시 혹은 감정적인 흥분이있을 경우 심실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다. 급격한 감정의 흥분후 나타나는 스트레스성 심근증(stress cardiomyopathy)은 심장의 구조적 혹은 전기적인 이상 소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극도의 교감신경 흥분이 심장의 구조와 운동에 영향을 미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지진이나 전쟁 같은 극심한 정도의 스트레스가 아닌 일상 생활에서 받는 가벼운 스트레스도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부정맥의 발생빈도는 일간/주간/계절별 변동을 보이는데, 예를 들어 1주 동안 심장질환으로 인한 급사/부정맥 발생이 월요일에 가장 많은 것에서 일상적인 스트레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소음이 많은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의 경우 심근경색이 잘 생긴다거나, 자택에서 직장까지의 교통수단에 할애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심장질환의 발생이 많아 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이는 소음, 통근 등 우리 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사소한 스트레스도 장기간 축적될 경우 심혈관계에 영향을 주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2,3

결론

   스트레스는 외적인 자극에 대하여 나타나는 내부의 반응으로 정의되며, 그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다양한 신체적 반응을 유도하여 심질환, 특히 허혈성 심장질환의 발생을 촉진하고 부정맥을 유발시킬 수 있어 심근경색, 심장 돌연사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References

  1. Hjalmarson A. Effects of beta blockade on sudden cardiac death during acute myocardial infarction and the postinfarction period. Am J Cardiol. 1997;80(9B):35J-39J.
  2. Carson PA, O'Connor CM, Miller AB, Anderson S, Belkin R, Neuberg GW, Wertheimer JH, Frid D, Cropp A, Packer M.Circadian rhythm and sudden death in heart failure: results from Prospective Randomized Amlodipine Survival Trial. J Am Coll Cardiol. 2000;36:541-546.
  3. Rosengren A, Hawken S, Ounpuu S, Sliwa K, Zubaid M,Almahmeed WA, Blackett KN, Sitthi-amorn C, Sato H, Yusuf S;INTERHEART investigators. Association of psychosocial risk factors with risk of acute myocardial infarction in 11119 cases and 13648 controls from 52 countries (the INTERHEART study):case-control study. Lancet. 2004;364:953-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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