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카테콜라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catecholaminergic polymorphic ventricular tachycardia, CPVT)은 심장의 구조적인 이상 없이 물리적이나 감정적인 스트레스에 의하여 유발된 다형성 심실빈맥을 특징으로 하는 유전성 질환이다. 2001년 이래로 ryanodine 2형 수용체 (RYR2) 및 calsequestrin 2 (CASQ2) 유전자 결함이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새로운 분자유전학적 방법이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카테콜라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은 소아 및 청소년기의 실신 및 급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많은 임상적인 문제들이
두드러지기 시작하였으나, 여전히 질병의 경과, 치료 및 예후에 대하여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점이 많다. 베타차단제가 일반적인 치료제로 인정되고 있으나, 베타차단제 또는 삽입형 제세동기(implantable cardioverter-defibrillator, ICD)의 사용은 빈맥에 대한 치료 및 급사의 방지에 대한 효과에 있어서 많은 보고에서 일관되지 않은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카테콜라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은 급사와 실신과 관련된 임상적 위험인자의 확인, 유전자적 진단 및 유전자형-표현형의 연관성 조사, 적절한 치료 및 예후에 관한 연구가 여전히 더 요구되는
상태이다.
증례
운동을 하거나 감정적 흥분 시에 반복적으로 실신하였던 병력이 있는 19세 남성 환자가 친구와 싸우던 중 실신이 발생하여 내원하였다.
환자는 내원 10년 전 체육 시간 운동 중 청색증을 보이며 갑자기 쓰러지는 증상이 있어 OO대학교병원에 방문하여 시행한 기립 경사대 검사 상 양성 소견을 보여 propranolol 복용을 시작하였다. 약물 복용 4년 후에도 간헐적인 실신이 있어 본원 전원되었었다. 휴식 시의 심전도는 동성 서맥(51회/분) 이외의 특이 소견은 없었다(Figure 1). 운동부하검사와 24시간 심전도검사에서 bidirectional 심실빈맥 또는 다형성 심실빈맥을 보였다(Figure 2). 카테콜라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으로 진단하고, nadolol을 투여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환자는
실신은 없었으나 간헐적인 현기증을 호소하여 atenolol로 변경 후 6년 간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여 왔다고 하였다. 이번에는 실신 발생 후 깨어나지 않았고 실신 발생 6분 후 119 구급대원이 도착하였으며, 맥박이 촉지되지 않아 심폐소생술을 시행받았다. 14분 후 OO병원 응급실 내원 당시 동성 리듬을 회복한 상태였으며, 동공 반사는 정상이었나 의식은 혼수상태였다. 응급실 내원 2시간 후 다 형성 심실빈맥이 다시 발생하여 150 J로 2회의 제세동 치료(defibrillation) 및 amiodarone 300 mg 정주 후 동성 리듬을 회복하였다(Figure 3). 당시 2회의
전신 근-간대 발작이 있었다 이후 활력 징후에 이상 소견이 없었다.

Figure 1. This resting 12-lead electrocardiogram shows no significant abnormalities except sinus bradycardia.

Figure 2. 24 hours Holter monitoring demonstrates typical bidirectional ventricular tachycardia and polymorphic ventricular tachycardia after exercise.

Figure 3. This patient’s electrocardiogram at the emergency department shows ventricular fibrillation after bidirectional ventricular tachycardia. Ventricular fibrillation was terminated by 150 J of defibrillation. VT; ventricular tachycardia
의식 수준 및 인지 기능과 운동 기능은 입원 1개월에 걸쳐서 점차 회복되었다. 입원 중 제세동기 삽입을 권하였으나, 환자 및 보호자가 거부하여 추후 시행하기로 하였으며, 현재 atenolol (1 mg/kg/일)을 복용하면서 실신 없이 외래 경과관찰 중이다.
고찰
카테콜라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은 전해질 이상이나 구조적 심장질환, Brugada 증후군이나 QT 연장 증후군과 같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일차적인 전기적 질환 없이 운동이나 정서적인 스트레스에 의하여 두 가지 형태 이상의 심실빈맥이 발생하는 유전적 질환이다. 카테콜라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은 소아 및 청소년기의 급사의 원인질환이나, 과거력상 경련성 질환이나 비심장성 실신으로 오진되는 경우가많다. 본원에서 진단 받은 11명의 카테콜라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 환자에서 첫 실신으로 인한 병원 방문 후 진단까지 평균 2년이
걸렸으며(2.0±1.6 [0~5]년), 6명의 환자가 경련성 질환으로 초기 진단되어 항경련제를 복용한 병력이 있었다. 이들의 진단 당시 평균 연령은 9.5±2.2 (6.8~12.0)세였다. 부정맥 진단에 있어 휴식 시 심전도는 정상이나, 운동부하검사에서 운동 시 심실조기수축이나 다형성의 심실빈맥, 특히 양방향성 심실빈맥 등이 발생하므로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운동이나 감정적 스트레스로 인한 급사의 가족력도 진단에 도움이 되며, 최근 분자유전학적 진단법의 발전은 카테콜라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의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베타차단제가 부정맥 발생 빈도를 줄이기 위하여 사용되고 있으나, 많은 경우 실신 및 급사를 완전히 막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본원에서도 적절한 용량의 베타차단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한 상기 환자를 포함한 11명의 환자에서 6명의 환자가 급사나 심실빈맥으로 인한 심정지를 경험하였다. 베타차단제가 심실빈맥에 대하여 부분적인 효과를 보여 ICD 삽입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ICD로 인한 전기 충격이 심각한 정서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반복적인 카테콜라민 유발성 다형성 심실빈맥이 발생하거나, 부적절한 전기 충격으로 인한
electrical storm 발생하여 ICD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 교감신경 차단술(left cardiac sympathetic denervation)이 카테콜라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 환자에서 부정맥 발생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본원에서도 2명의 환자에서 시행 후 경과 관찰 중이다.
카테콜라민 유발 다형성 심실빈맥은 유병률을 비롯한 임상적 특징들이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급사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므로 실신이나 급사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서 감별진단으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며, 임상적 유전적인 특성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질환이다.
References
- Hayashi M, Denjoy I, Extramiana F, Maltret A, Buisson NR, Lupoglazoff JM, Klug D, Hayashi M, Takatsuki S, Villain E, Kamblock J, Messali A, Guicheney P, Lunardi J, Leenhardt A. Incidence and risk factors of arrhythmic events in catecholaminergic polymorphic ventricular tachycardia. Circulation. 2009;119:2426-2434.
- Wilde AA, Bhuiyan ZA, Crotti L, Facchini M, De Ferrari GM, Paul T, Ferrandi C, Koolbergen DR, Odero A, Schwartz PJ. Left cardiac sympathetic denervation for catecholaminergic polymorphic ventricular tachycardia. N Engl J Med. 2008;358:2024-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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