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영구적 심박동기(pacemaker)나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는 삽입형 제세동기(implanted cardioverter defibrillator,ICD), 심장재동기화 치료(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 CRT) 기기가 삽입된 환자가 다른 질환에 의하여 수술이 결정되는 경우, 수술 전에 이러한 기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 이러한 기기가 삽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기가 삽입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수술에 따른 이환율과 사망률이 높다. 기기의 기능이 다양해짐에 따라 정밀한 전자 장치가 많이 들어가 있지만, 이러한 전자 장치가 수술 중에 전자파 간섭(electromagnetic interference, EMI)에 노출되면 잠재적으로 기기 손상, 내부 회로, 유도 전선이 매립된 장소에 손상을 일으켜 기기 고장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기기 오작동(oversensing, reprogramming)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러한 오작동은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본론
현재 이루어지는 수술의 대부분은 지혈이나 조직 절개를 위하여 전기소작기(electrocautery)를 사용하는데, 이것에서 대표적으로 전자파 간섭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기기가 이식된 환자의 수술 준비는 그렇지 않은 환자와는 달리 특별한 검사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며, 자석(magnet)의 사용도 필요할 수 있다.
1. 수술 전에 다음의 사항에 대하여 조사한다.1
1) 환자가 심장 리듬 조절기기(cardiac rhythm manage ment device, CRMD)를 갖고 있는지?
과거력 청취, 환자의 의무 기록 검토, 흉부X선 사진 판독, 심전도 판독 등과 신체 검사를 통하여 기기를 갖고있는 지를 확인한다.
2) 기기의 형태가 어떤 것인지?
기기가 확인이 되면 환자의 이식 카드나, 병원 의무 기록 등을 통하여 기기 회사, 모델명, 일련 번호 등을 확인한다.
3) 기기에 얼마만큼 의존적인지?
의무 기록이나 기기 회사가 갖고 있는 환자 정보 등을 통하여 삽입 당시의 적응증, 심장 기능 상태, 기기를 이식한 날짜, 기기 의존 정도 등을 확인한다. 증상이 있는 서맥이나 실신때문에 삽입한 경우, 성공적인 방실결절 절제술 후 발생한 방실차단, 기기 조율 횟수를 최소화해도 이탈 리듬(escape rhythm)이 나오지 않는 경우에 심박동기의 기기 의존 정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4) 기기의 상태가 어떠한지?
기기 회사나 의무 기록을 통하여 마지막으로 환자가 규칙적으로 심박동기/제세동기 검사를 받고 있는 지, 기기의 잔여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 지를 확인한다. 3개월 이내에 기기 측정이 이루어진 경우 다시 시행할 필요는 없지만,2 교체 시기(elective replacement interval)가 얼마 남지 않은 기기는 EMI에 노출되면 기기 고장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 전에 새로 이식하고 수술을 시행한다.3 하지만 어느 회사 기기인지 모르는 경우에는 흉부X선에 보이는 기기 형태로 기기 회사를 알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각각의 기기 회사에 연락을 해서 확인할 수 있다.
수술 전 조율 실패를 야기할 수 있는 urea, K 검사를 시행하여 이상이 있으면 교정하여 준다.
2. 수술 전 준비 사항(Figure 1)4
수술 중 EMI에 어느 정도 노출이 될 지(전기소작기 사용이 불가능한 지, 빈번한 사용이 가능한 지, 고출력의 사용이 필요한 지)를 확인하며, 수술 부위가 기기 삽입 위치와 어느정도 떨어져 있는지 확인한다.
Figure 1. Preoperative considerations in a patient with an implanted cardioverter defibrillator.5
EMI; electromagnetic interference, ICD; implanted cardioverter defibrillator
심박동기의 경우 비동기 조율(asynchronous; DOO, VOO, AOO)로 전환하며, 심박수 변동(rate-adaptive) 기능은 꺼놓는다. ICD의 경우 항빈맥 치료(anti-tachycardia treatment) 기능은 꺼놓고, 감시 기능만 활성화(monitor only)하며, 심박동기 기능은 기본 심박동기의 준비 사항과 같게 한다. 다음으로 기기 의존 정도가 심한 경우 일시적 심박동기나 경피적 제세동을 즉시 시행할 수 있게 준비한다. 경피적 제세동기를 사용할 경우 유도 전선을 타고 심장에
심각한 화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패드 부착 위치는 전후(antero-posterior)로 하며, 기기에서 10~15 cm 이상 떨어뜨려 사용해야 한다.
3. 전기소작기
전기소작기는 조직 절개나 지혈에 아주 많이 사용되는 기기이며, 단극형과 양극형으로 구분한다. 단극형(unipolar)은 전기 회로가 소작기와 패드로 연결되는 형태(Figure 2)로 전기 회로가 인체를 통과하는 구조이며, 양극형(bipolar)은 집게(forceps) 사이에 전기 회로가 연결되는 형태(Figure 3)로 인체 통과가 매우 한정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양극형의 전기 회로는 좁게 형성되며, 이로 인한 EMI도 훨씬 덜하기 때문에 양극형 전기소작기를 사용해야한다. 또한 가능한 낮은 에너지로 짧게, 띄엄띄엄, 불규칙적으로 사용한다.6
Figure 2. Schematic figure of unipolar electrocautery system.
White triangle: EMI
Figure 3. Schematic figure of bipolar electrocautery system.
White triangle: EMI
4. 자석의 사용
자석을 기기 위에 올려놓으면 심박동기의 경우 비동기 조율과 기기 고유의 조율을 보인다. 하지만 회사마다 자석에 대한 반응은 달라 Medtronic의 경우 85회/분으로 조율되며, St. Jude는 100 혹은 98.6회/분의 조율, Biotronic의 경우 90 혹은 60회/분의 조율, Bonston Scientific의 경우 100회/분으로 조율된다.
ICD의 경우 자석을 올려놓으면 항빈맥 치료는 정지되고 조율 기능만 남게 되는데, 기기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으며, Boston Scientific ICD의 경우 30초간 기기 위에 자석을 올려놓으면 기능 정지가 되고, 기능 회복을 위하여 다시 30초 올려놓으면 원래대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자석에 대한 반응이 기기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자석의 통상적인 사용은 권고되지 않으며, 기기 회사에서 권고하는 사항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좋다.
5. 응급 수술의 경우
응급 수술의 경우 수술에 필요한 필수적인 검사만 시행한 후 수술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의 정보를 제한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응급 수술의 경우에도 흉부X선 사진, 심전도는 반드시 시행하여 심장 내 전기 유도가 있는지 확인하고, 심전도에서 조율 흔적이 있나 확인해야 한다. 응급 수술의 경우 기기 회사에서 기기 조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석을 사용하여 비동기 조율을 하고, 항빈맥 치료 기능을 꺼놓는다.
결론
기기가 이식된 환자의 수술의 경우 EMI에 의하여 기기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EMI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와 기기와 수술 부위가 가까운 경우에는 수술 전 조사 및 적절한 준비를 하여 EMI로 인한 기기 오작동으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References
- Practice advisory for the perioperative management of patients with cardiac rhythm management devices: Pacemakers and implantable cardioverter-defibrillators. Anesthesiology. 2005;103:186-198.
- Allen M. Pacemakers and 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s. Aneaesthesia. 2006;61:883-890.
- Medicines and healthcare products regulatory agency. Guidelines for the perioperative management of patients with implantable pacemakers or 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s, where the use of surgical diathermy/electrocautery is anticipated, March 2006. London: Medicines and healthcare products regulatory agency,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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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nelly P, Pal N, Herity NA. Perioperative management of paitents with 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s. Ulster Med J. 2007;76:66-67.
- Joshi GP. Perioperative management of outpatients with 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 Curr Opin Anaesthesiol. 2009;22:70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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